2023 대구여성영화제 참석

2023 대구여성영화제가 11월 2일 ~ 4일까지 만경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는 첫날에 영화 개미와 베짱이, 고독의 지리학을 보게 되었습니다.

개미와 베짱이는 아니타라는 여성이 말라위라는 곳에 이상 기후에 맞서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 미국인들에게 기후변화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설득하러 미국의 백악관으로 가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여러 가지 감정을 마주하게 됩니다. 아니타가 미국에 오면서 자신이 살던 나라와는 전혀 다른 환경, 식물, 농사방식을 보면서 수많은 생각과 감정이 스쳐갔을 것 같습니다.

말라위는 농사, 씻을 물, 먹을 물을 쓰려면 몇 미터를 걸어서 떠오는 것이 하루 일과인데 미국은 바로 앞에 연못, 수도를 틀면 바로 나오는 물이 신기하면서도 많은 생각이 들고 아니타가 보기에는 싱싱한 채소들은 사람이 먹지 않고 사료로 만들어지는 현실을 보기도 합니다. 

아니타가 여러 농장 사람들과 만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기후변화를 이야기합니다. 어떤 농장 사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라고는 물음에 기후운동가가 되어 기후변화를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식탁에 올라온 생전 처음 보는 재료들, 농장에 큰 평수와 엄청난 가격의 농사기구을 보며 아니타는 놀라기도 하고 농장의 어린 아들이 연꽃잎에 물을 담아 건네 주는데 아니타의 눈은 무언가의 감정을 많이 담고 있고 있었습니다.

제가 아니타였다면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또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젊은 농장 사람 중 기후변화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조던이라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에 코로나 시기와 더욱 심각해진 기후변화를 느끼며 조던은 유기농 닭계장을 선택하면서 기후변화를 받아들이고 진지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아니타에게 사과하면서 말이죠. 조던은 변화했고 기후변화를 말하는 운동가가 되었습니다.

아니타는 도전하고 행동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한 사람이 있죠. 

기후는 변화를 넘어 위기가 되었습니다. 확실한 해결책이나 방법이 있어야 하기도 하겠죠. 하지만 이렇게 변화를 인지하고 진지하게 생각하며 주변에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생긴다면 소수에서 시작해 다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고 기획토크 시간을 가졌습니다. 

패널: 도서출판 한티재 오은지 대표님 / 대구녹색소비자연대 김은영 사무국장님 / 더 커먼 강경민            대표님 / 계명대 여성학과 석사과정 중인 구예린님

개미와 배짱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해 주셨는데 영화 한 편을 보더라도 모두가 느끼는 게 달랐습니다.

운동 방식, 자신의 삶의 반성, 환경과 여성을 분리하지 않고 기후 위기 시대라는 틀안에 공존하면서 연대해서 할 수 있는 활동 등등 

신선하면서 재미도 잡는 토크였습니다.

기획 토크가 끝나고 고독의 지리학 영화를 상영하였습니다.

캐나다 세이블 섬에 환경 보호 활동가인 조이는 미술학도로 섬의 아름다움에 처음 당도했고 1970년대 ~ 현재까지 세이블 섬에 살면서 활동가로 지내고 있습니다.

조이의 삶은 누군가가 보기에 고독할 수 있습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혼자 섬에 머물면서 섬의 모든 것을 기록하니까요.

500여 마리의 말을 하나하나 알아보고 섬에서 자라는 식물과 동물, 곤충 등등 모르는 게 없고 섬 자체를 사랑하죠.

바다에 떠내려온 바다 쓰레기를 모으고 데이터화하며 씻고 전시하기도 합니다. 조이는 이러한 면에서 대단히 철저하고 꼼꼼합니다.

저는 어떠한 면에서는 약간의 광기와 집착도 좋은 시너지를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나날이 늘어나는 플라스틱과 쓰레기를 이야기하며 섬에서 죽는 70% 새가 대부분 플라스틱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편리해서 쓰고 분리수거하지 않고 아무 곳에 버리는 쓰레기는 누군가에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고 누군가가 사랑하는 섬을 아프게 할 수도 있죠. 물건을 살 때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습관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개막식은 변영주 감독님이 진행해 주셨습니다. 여성 영화에 많은 기여를 해주시고 여성의 현실, 문제, 미래와 전망을 평소 많이 이야기해 주시는 감독님이십니다. 여성 영화제에 관심을 갖고  매년 진행을 해주시고 있습니다.

이번 여성 영화제는 여성뿐만 아니라 기후위기를 따로가 아닌 하나의 틀 안에서 본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또한 여성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